타이베이에서 7년째 사는 한국인 A씨에게 대만인 거래처 사장이 부탁을 합니다. 새로 세우는 무역회사의 董事(이사)로 이름만 올려 달라는 것입니다. 도장과 통장은 사장이 관리하고, A씨에게는 매달 수고비를 주겠다고 합니다(가상의 사례입니다).
A씨가 서명하는 것은 설립등기 서류 몇 장입니다. 그 서명으로 A씨는 대만 회사법(公司法)이 말하는 회사의 책임자, 負責人이 됩니다.
이름만 빌려준 董事도 負責人입니다
회사법 제8조 제1항은 유한회사와 주식회사의 負責人을 董事로 정합니다. 이름만 빌려줬더라도 선임에 동의한 이상 A씨는 그 회사의 董事이고, 따라서 負責人입니다. 등기는 그 사실을 기록합니다.
회사 형태도 봐야 합니다. 주식회사의 董事는 주주총회가 행위능력 있는 사람 중에서 뽑습니다(제192조 제1항). 유한회사라면 董事를 사원(股東) 가운데서 선임하므로(제108조 제1항), 이름을 빌려주는 일이 출자 명의를 빌려주는 일까지 됩니다. 외국인이 대만 회사의 출자액을 갖는 것은 외국인투자조례(外國人投資條例) 제4조 제1호의 투자이고, 제8조 제1항에 따라 허가(核准)를 받아야 합니다.
사장처럼 뒤에서 회사를 움직이는 사람은 어떻게 될까요? 회사법 제8조 제3항은 董事가 아니면서 董事 업무를 실질적으로 집행하거나, 회사의 인사·재무·업무 경영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며 董事의 업무 집행을 실질적으로 지휘하는 사람에게도 董事와 같은 민사·형사·행정벌 책임을 지웁니다. 책임질 사람이 한 명 늘어날 뿐입니다. 등기된 董事의 책임을 덜어 준다는 문구는 이 조항에 없습니다. 負責人이 회사 업무를 집행하면서 법령을 어겨 남에게 손해를 입히면 회사와 연대해 배상합니다(회사법 제23조 제2항). 이 책임과 회사에 대한 충실의무·주의의무 전반은 대만 회사 負責人, 회사에 지는 책임과 제3자에 대한 연대책임에서 다뤘습니다.
이미 맡았다면, 사임과 등기는 따로 움직입니다
사임에는 회사의 동의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주식회사와 董事의 관계는 회사법에 다른 규정이 없으면 민법의 위임 규정을 따르고(제192조 제5항), 민법 제549조 제1항은 위임의 어느 당사자든 언제든지 계약을 끝낼 수 있게 합니다. 사임서는 우체국이 발송 내용을 증명하는 存證信函으로 보내 회사에 도착한 기록을 남기는 방법을 흔히 씁니다.
여기서 갈립니다. 등기 사항이 바뀌면 변경 후 15일 안에 변경등기를 신청해야 하는데(회사등기규칙 제4조 제1항), 경제부 상업발전서의 안내를 보면 董事가 사임할 때 해임 등기를 신청하는 사람은 '회사를 대표하는 책임자'입니다. 신청서, 사임 증빙, 변경등기표를 갖춰 주관기관에 냅니다(상공행정 자문 시스템 FAQ). 기한 안에 등기하지 않으면 회사를 대표하는 책임자에게 1만~5만 대만달러 과태료가 부과되고, 고치라는 기한을 넘기면 고칠 때까지 회차마다 2만~10만 대만달러가 부과됩니다(회사법 제387조 제5항).
A씨가 그 회사의 유일한 董事라면 어떻게 될까요? 사임한 뒤 회사를 대표해 등기를 신청할 사람이 없습니다. 유한회사는 사원 표결권 3분의 2 이상의 동의로, 주식회사는 주주총회에서 새 董事를 뽑아야 합니다. 그 표를 실제로 쥔 사람이 사장이라면, 사장이 움직이지 않는 한 등기는 A씨 이름으로 남습니다. 수고비는 끊겨도 이름은 그대로지요.
그 상태의 효과는 회사법 제12조가 정합니다. 등기된 사항이 바뀌었는데 변경등기를 하지 않으면 그 변경으로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없습니다. 회사가 끝내 등기하지 않으면 법원에 위임관계 부존재 확인의 소를 내는 방법이 남습니다. 민사소송법 제247조 제1항은 확인의 소에 '즉시 확인판결을 받을 법률상 이익'을 요구하므로, 등기 상태와 그로 인한 불이익을 함께 정리해 둡니다.
회사 계좌가 범죄 자금 통로였다면
대만 자금세탁방지법(洗錢防制法)은 2024년 7월 31일 전문 개정되었습니다. 제2조는 특정범죄 수익을 숨기거나 출처를 가리는 행위, 타인의 특정범죄 수익을 받거나 보유·사용하는 행위 등 네 가지를 자금세탁으로 봅니다. 제19조 제1항의 형량은 금액에 따라 나뉩니다. 세탁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이 1억 대만달러 이상이면 3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과 1억 대만달러 이하 벌금을 함께 부과하고, 1억 대만달러 미만이면 6개월 이상 5년 이하의 징역과 5천만 대만달러 이하 벌금입니다.
A씨 같은 명의상 대표가 직접 송금하는 일은 드뭅니다. 문제는 방조입니다. 남의 범죄 실행을 도운 사람은 방조범이고, 정범의 형보다 감경할 수 있습니다(형법 제30조). 형법 제13조 제2항은 범죄사실이 일어날 것을 예견하고도 그것이 본인의 뜻에 어긋나지 않았다면 고의로 봅니다. 대만에서 未必故意라고 부르는 경우입니다.
그래서 수사에서는 처음으로 돌아갑니다. 수고비가 얼마였는지, 회사 도장과 통장, 인터넷뱅킹 OTP를 언제 누구에게 넘겼는지, 회사가 실제로 무슨 장사를 하는지 본 적이 있는지가 하나씩 확인됩니다. 계좌를 넘기는 행위 자체도 따로 규율됩니다. 자금세탁방지법 제22조 제1항은 자기 명의든 타인 명의든 금융기관 계좌를 남에게 넘겨 쓰게 하지 못하게 하되, 일반적인 상거래·금융거래 관행에 맞거나 친지 사이의 신뢰 관계, 그 밖의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예외로 둡니다. 위반하면 먼저 경찰기관의 경고 처분(告誡)을 받고, 대가를 약속받거나 받은 경우, 넘긴 계좌가 합계 3개 이상인 경우, 경고 후 5년 안에 다시 위반한 경우에는 3년 이하 징역 등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같은 조 제3항). 회사 계좌를 실제 운영자에게 맡긴 일이 이 조항의 '교부'로 평가될지는 회사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갔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계좌가 경시계좌로 묶인 경우는 대만 은행 계좌가 경시계좌(警示帳戶)로 묶였을 때에서 다뤘습니다.
자본금과 장부에도 서명이 남습니다
자본금을 실제로 내지 않았는데 등기 신청 서류에 다 냈다고 표시하거나, 등기 뒤 자본금을 사원·주주에게 돌려주면 負責人은 각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구역(拘役), 또는 50만~250만 대만달러 벌금(병과 가능)에 처해지고, 해당 사원·주주와 연대해 회사나 제3자의 손해를 배상합니다(회사법 제9조 제1항·제2항). 장부도 같습니다. 상업회계법 제71조는 상업 책임자가 사실이 아닌 줄 알면서 회계 증빙이나 장부에 기재하면 5년 이하 징역 등에 처하고, 이 죄는 자금세탁방지법 제3조 제6호의 특정범죄에도 들어갑니다.
회사가 세금을 못 냈을 때
세금 체납도 등기된 이름을 먼저 찾습니다. 稅捐稽徵法 제24조 제3항은 영리사업자의 확정된 체납세액과 과태료 합계가 200만 대만달러(행정구제 절차가 끝나기 전에는 300만 대만달러) 이상이면 재정부가 이민서에 출국 제한을 요청할 수 있고, 영리사업자라면 그 負責人의 출국을 제한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상당한 담보를 제공한 경우 등은 제외). 탈세 형사처벌은 제47조 제2항에 따라 등기상 책임자와 실제 업무 책임자가 다르면 실제 책임자를 기준으로 합니다. 출국 제한의 대상과 해제 조건은 대만 자회사가 세금을 못 내면 한국인 대표의 출국이 막힐까에 정리했습니다.
수사기관에서 연락이 왔다면
통역부터 챙길 수 있습니다. 중국어로 진술하기 어렵다면 형사소송법 제99조를 근거로 요청하면 됩니다. 이 조문은 언어가 통하지 않는 피고인에게 통역인을 두게 하고, 피고인이 아닌 다른 신문·조사 대상자에게도 이를 준용합니다. 피고인으로 신문을 받는다면 그 전에 혐의와 죄명, 진술을 거부할 수 있다는 점,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다는 점, 유리한 증거 조사를 청구할 수 있다는 점을 먼저 고지받습니다(제95조 제1항).
수사를 받는 동안 한국에 다녀와야 하는 일정이 있다면 출국 제한도 함께 봐야 합니다. 대만 수사를 받는 한국인의 귀국 일정과 출국 제한 서면에서 다뤘습니다. 수사나 재판을 받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죄가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기소되더라도 유죄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무죄로 추정되고(형사소송법 제154조 제1항), 1심 판결에는 상소할 수 있습니다.
대만 변호사에게 맡길 수 있는 일
부탁을 받은 단계라면 정관, 사원·주주 명부, 설립등기 서류와 상대가 내민 명의 약정을 함께 보고 이름을 올린 뒤 어떤 책임이 연결되는지 미리 따져 봅니다. 이미 董事로 올라 있다면 사임서와 存證信函 작성, 등기 자료 열람, 실제 운영자와의 새 董事 선임·변경등기 협의, 필요할 때 확인의 소 제기를 맡길 수 있습니다. 수사기관의 연락을 받았다면 조사 동행과 유리한 증거 정리, 출국 제한과 압류 대응까지 함께 봅니다. 형사 사건에서 맡는 업무 범위는 형사소송 안내에 있습니다. 상담 문의는 wei@hoveringlaw.com.tw로 받으며, 호정국제법률사무소(昊鼎國際法律事務所) 타이베이 사무소는 台北市大同區承德路一段35號7樓之2에 있습니다.
A씨에게 수고비보다 오래 남는 기록은 도장과 통장을 넘긴 날, 그리고 사임서가 회사에 도착한 날입니다.
참고한 자료
확인일: 2026년 10월 28일.
- 회사법(公司法) — 제8조, 제9조, 제12조, 제23조, 제108조, 제192조, 제387조
- 회사등기규칙(公司登記辦法) 제4조
- 경제부 상업발전서(經濟部商業發展署) 상공행정 자문 시스템 FAQ, 「주식회사 董事·감찰인이 임기 중 사임하면 등기는 어떻게 하나」
- 외국인투자조례(外國人投資條例) — 제4조, 제8조
- 민법(民法) 제549조
- 민사소송법(民事訴訟法) 제247조
- 자금세탁방지법(洗錢防制法) — 제2조, 제3조, 제19조, 제22조
- 형법(中華民國刑法) — 제13조, 제30조
- 상업회계법(商業會計法) 제71조
- 稅捐稽徵法 — 제24조, 제47조
- 형사소송법(刑事訴訟法) — 제95조, 제99조, 제154조
자주 묻는 질문
- 외국인도 대만 회사의 董事가 될 수 있나요?
- 주식회사(股份有限公司)의 董事는 주주총회가 행위능력 있는 사람 가운데서 선임합니다(회사법 제192조 제1항). 유한회사(有限公司)의 董事는 행위능력 있는 사원(股東) 가운데서 사원 표결권 3분의 2 이상의 동의로 선임하므로(제108조 제1항), 이름을 빌려주면 출자 명의까지 함께 갖게 됩니다. 외국인이 대만 회사의 주식이나 출자액을 갖는 것은 외국인투자조례 제4조 제1호의 투자에 해당하고, 제8조 제1항에 따라 주관기관의 허가(核准)를 받아야 합니다.
- 사임서를 보냈는데 등기에는 아직 제 이름이 남아 있습니다. 어떻게 되나요?
- 주식회사와 董事의 관계에는 회사법 제192조 제5항에 따라 민법의 위임 규정이 적용되고, 민법 제549조 제1항은 위임의 당사자 누구든 언제든지 계약을 끝낼 수 있게 합니다. 그러나 경제부 상업발전서는 董事 해임 등기를 회사를 대표하는 책임자가 사임 증빙을 붙여 신청한다고 안내합니다. 등기가 바뀌지 않으면 회사법 제12조에 따라 그 변경을 제3자에게 내세울 수 없습니다. 회사가 계속 등기하지 않으면 위임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확인의 소를 검토할 수 있고, 민사소송법 제247조는 원고에게 즉시 확인판결을 받을 법률상 이익을 요구합니다.
- 대만 경찰이나 검찰 조사에서 한국어 통역을 받을 수 있나요?
- 형사소송법 제99조 제1항은 피고인이 언어가 통하지 않으면 통역인이 통역하도록 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이를 다른 신문·조사 대상자에게도 준용합니다(법률에 다른 규정이 있으면 그에 따름). 피고인 신문 전에는 혐의와 죄명, 진술을 거부할 수 있다는 점,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다는 점, 유리한 증거 조사를 청구할 수 있다는 점을 먼저 알려야 합니다(제95조 제1항).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