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인 배우자가 중국어로 된 이혼합의서를 보내며 서명해 달라고 합니다. 서명해서 돌려보내면 이혼은 끝나는 걸까요? 대만 법으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대만 민법의 협의이혼은 서면 합의서, 증인 2명 이상의 서명, 그리고 호정사무소(戶政事務所)에 하는 이혼등기(離婚登記)를 모두 갖춰야 효력이 생깁니다. 호정사무소는 한국으로 치면 구청이나 읍·면사무소의 가족관계등록 창구 같은 곳이고, 이혼등기는 이혼신고와 비슷한 절차라고 보면 됩니다.
합의서에는 이혼하겠다는 뜻만 담기지 않습니다. 돈을 주고받는 조건, 집을 비우는 날짜, 앞으로 하지 않기로 하는 청구까지 들어갈 수 있습니다. 아래 다섯 가지를 차례로 확인한 뒤에 서명과 등기 날짜를 잡는 것이 좋습니다.
1. 어느 나라 법이 적용될까요?
이혼에 어느 나라 법이 적용되는지는 배우자의 국적 하나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한국과 대만 중 어디에 혼인신고를 했는지, 두 사람이 함께 산 곳은 어디인지, 지금의 국적과 주소는 무엇인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혼인신고를 한 나라와 이혼에 적용되는 법이 다를 수 있고, 지금 사는 곳이 잠시 머무는 곳인지 생활 근거지인지도 가려야 합니다.
한국 독자가 특히 놓치기 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한국 국제사법 제66조는 부부 중 한쪽이 한국에 일상거소(생활 근거지)를 둔 한국 국민이면 이혼에 한국법을 적용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한국법의 협의이혼은 가정법원에서 이혼의사 확인을 받아야 하는 절차입니다. 그래서 한국에 생활 기반을 둔 한국인이 대만 호정사무소에서 이혼등기만 마친 경우, 그 이혼으로 한국에서 이혼신고가 수리되는지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대만에서 등기하기 전에 이 점부터 확인해 두세요.
혼인신고 날짜, 두 나라 등록부에 지금 어떻게 기재돼 있는지, 진행 중인 법원 사건이 있는지를 적어 두면 합의서를 검토할 때 설명이 빨라집니다. 이혼사유를 다투는 소송이나 재산분할 전반은 대만 이혼 절차 Q&A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2. 서명하면 이혼이 성립할까요?
대만 법무부 민법 원문의 제1050조는 협의이혼의 요건으로 서면, 증인 2명 이상의 서명, 호정사무소 이혼등기를 정하고 있습니다. 부부가 합의서에 서명했더라도 이혼등기를 마치기 전까지는 이혼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증인도 이름만 빌려주는 사람으로는 부족합니다. 내정부 호정사(內政部 戶政司)가 공개한 이혼협의서 참고 양식의 주석에 따르면, 증인은 완전한 행위능력이 있어야 하고 부부 두 사람이 진심으로 이혼하려 한다는 것을 직접 보거나 들어서 알고 있어야 합니다. 증인이 두 사람의 뜻을 언제 어떻게 확인할지, 서명은 언제 받을지 미리 정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합의서를 쓰는 날과 호정사무소에 가는 날 사이에 출국이나 장기 출장이 잡혀 있다면, 그동안 누가 대만에 있는지 담당 호정사무소에 미리 알려야 합니다. 합의서만 써 두고 등기는 하지 못한 채 한국으로 돌아오는 일이 없도록 두 일정을 함께 잡는 것이 좋습니다.
3. ‘앞으로 아무것도 청구하지 않는다’는 말은 어디까지일까요?
합의서에서 가장 주의할 곳은 청구 포기 조항입니다. 무엇을 포기하는지, 어느 시점까지의 청구를 포함하는지가 문구에 드러나야 합니다. 대만 법정재산제가 적용되는 부부라면 민법 제1030조의1의 잔여재산 분배청구권(혼인 중 늘어난 재산의 차액을 절반씩 나누자고 청구할 수 있는 권리)이 포기 대상에 들어가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배우자가 말로 설명한 내용과 문구가 다르면, 서명하기 전에 설명대로 문구를 고쳐 달라고 요구해야 합니다.
돈에 관한 조항은 금액만 적어서는 부족합니다. 어느 통화로, 언제, 어느 계좌로 보내는지, 송금 수수료는 누가 내는지까지 정해 두어야 나중에 다툼이 줄어듭니다. 한국에 돌아간 뒤에 돈을 받는다면 받을 계좌와 연락 방법을 출국 전에 정해 두세요. 집이나 물건을 정리한다면 명의 이전에 필요한 협조, 집을 비우는 날, 짐을 가져갈 날도 적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채무나 보증을 한쪽이 떠안기로 약속하더라도, 은행이나 채권자에 대한 의무까지 그대로 바뀌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이 부분은 따로 검토를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자녀가 있다면 아이가 어디서 살지, 누가 돌볼지, 연락과 만남, 양육비, 학교와 병원 문제를 누가 결정할지도 합의서에 들어가야 합니다. 어떤 내용을 합의할 수 있고 그 합의가 어떤 효력을 갖는지는 자녀에게 적용되는 법과 기존 법원 결정에 따라 달라집니다. 아이를 데리고 한국으로 갈 계획이 있다면 이혼 합의와는 별도로 서명 전에 다뤄 두어야 합니다.
합의서를 한국어와 중국어로 함께 만든다면 두 문구가 같은 뜻인지 대조하고, 뜻이 어긋날 때 어느 언어를 기준으로 할지도 정해 두면 좋습니다.
4. 한국에 있으면서 대리인에게 이혼등기를 맡길 수 있을까요?
내정부 호정사의 이혼등기 안내에 따르면 협의이혼 등기는 부부가 함께 신청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정당한 사유가 있고 호정사무소가 승인한 경우에만 서면 위임을 받은 대리인이 신청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 산다는 사정이 곧 정당한 사유로 인정되지는 않으므로, 담당 호정사무소에 사유를 먼저 설명하고 승인받을 수 있는지 물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위임장처럼 한국에서 만들어야 할 서류가 있다면, 어떤 서류를 어디서 작성할지 알리고 인증과 번역을 어떤 순서로 받을지 담당 호정사무소와 주한국타이페이대표부(駐韓國台北代表部)에 확인하세요. 같은 안내는 외국에서 작성한 서류는 인증을 받고, 외국어 서류에는 인증받은 중국어 번역문을 붙이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권, 신분증명서, 호적 관련 서류 가운데 무엇을 원본으로 내야 하는지도 신청 전에 안내받아야 합니다.
여기까지는 대만에서 협의이혼을 새로 하는 경우입니다. 한국에서 이미 이혼한 뒤 그 이혼을 대만에 등기하려는 경우에는 이혼 방식에 따라 필요한 증명서와 서류가 다르니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5. 대만에서 이혼등기를 마친 뒤 한국에서 할 일
대만에서 이혼등기를 마쳐도 한국 가족관계등록부는 저절로 바뀌지 않습니다. 한국에도 이혼신고를 따로 해야 합니다. 신고는 주타이베이 대한민국 대표부나 한국의 시·구·읍·면에 합니다.
주타이베이 대한민국 대표부의 이혼신고 안내는 대만인 배우자와 이혼한 경우 다음 서류를 요구합니다. 이혼신고서, 한국 혼인관계증명서(상세, 3개월 이내 발급), 이혼이 기재된 대만 호적등본(戶籍謄本, 3개월 이내 발급)과 번역문, 이혼증명서와 번역문, 이혼협의서 또는 이혼판결문과 번역문, 두 사람의 여권 사본입니다. 호구명부(戶口名簿)는 호적등본을 대신하지 못합니다. 부부가 함께 방문하거나 신고서에 배우자의 서명을 받아야 하고, 번역문에는 번역한 사람의 이름과 연락처를 적습니다.
1절에서 본 것처럼 한국법이 적용되는 부부라면 이 신고가 그대로 수리되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정확한 제출 서류와 번역 요건은 신고하기 전에 대표부나 신고할 관청의 안내로 확인하세요.
상담 연락처
호정(昊鼎)국제 법률사무소에 상담을 요청하실 때는 두 분의 국적과 사는 곳, 혼인신고를 한 나라, 자녀가 있는지, 지금까지 합의한 내용, 출국 예정일을 간단히 적어 보내 주세요. 원하는 상담 언어도 함께 알려 주시면 됩니다. 이해충돌 확인에 필요한 상대방 정보나 합의서 초안 같은 민감한 자료는 사무소가 안내하는 방법으로 보내 주세요. 상담 가능한 언어, 검토 범위, 비용은 연락 후 안내받으실 수 있습니다.
이메일은 wei@hoveringlaw.com.tw, 사무소 주소는 103 臺北市大同區承德路一段35號7樓之2입니다. 광고책임 변호사는 증준외(曾雋崴)입니다. 이 글은 2026년 9월 27일에 확인한 공식 자료를 바탕으로 썼으며, 개별 합의의 효력과 사건의 결과는 실제 서류와 사실관계를 보고 판단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 대만인 배우자가 보낸 중국어 합의서에 먼저 서명해도 될까요?
- 문구를 모두 이해하기 전에는 서명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합의서에는 이혼 의사 외에도 재산청구 포기, 채무 부담, 자녀 문제와 금전 지급 조건이 함께 들어 있을 수 있으므로, 뜻이 분명하지 않은 조항은 번역과 설명을 받은 뒤 결정하세요.
- 대만에서 협의이혼 합의서만 작성하면 이혼이 끝나나요?
- 아닙니다. 대만 민법 제1050조의 협의이혼은 서면 합의서, 증인 2명 이상의 서명, 호정사무소(戶政事務所, 한국의 구청·읍면사무소 가족관계등록 창구에 해당하는 관청)에 하는 이혼등기(離婚登記, 한국의 이혼신고에 해당)를 모두 갖춰야 효력이 생깁니다. 부부 중 한국에 사는 한국 국민이 있으면 한국법이 적용될 수 있으므로 한국 쪽 요건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 한국에 머물면서 대만 이혼등기를 대리인에게 맡길 수 있나요?
- 원칙은 부부가 함께 신청하는 것입니다. 내정부 호정사(內政部 戶政司) 안내에 따르면 정당한 사유가 있고 호정사무소가 승인한 경우에만 서면 위임으로 대리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해외에 산다는 사정이 곧바로 그 사유로 인정되지는 않으므로, 담당 호정사무소에 사유와 서류를 먼저 문의하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