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는 한 장에 400대만달러였고, 68장이 팔렸습니다. 2020년 11월 20일 밤, 타이베이의 한 라이브 공연장에서 미국 국적의 영어 강사가 자신이 참여한 밴드와 무대에 섰습니다. 매표 수입 27,200대만달러 가운데 60%는 공연장 운영 회사가, 40%는 연주자들이 가져가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밴드 몫 8,000대만달러는 멤버 한 사람이 받아 두었습니다. 강사는 학원(補習班) 두 곳에서 가르치는 취업허가를 갖고 있었습니다. 공연장 회사도 강사를 무대에 세우려고 노동부에 허가를 신청해 둔 상태였습니다. 그 허가는 끝내 나오지 않았습니다(타이베이고등행정법원 판결).
처분은 1년여 뒤에 왔습니다. 노동부는 2021년 12월 15일, 그해 9월 세 번째 학원 앞으로 내준 허가를 취소(撤銷)했습니다. 처분서를 받은 날부터 14일 안에 고용주를 통해 출국 절차를 밟고, 앞으로 대만에서 일할 수 없다는 내용도 함께였습니다. 강사는 행정원에 소원(訴願, 행정 불복 절차)을 냈다가 기각되자 소송을 냈지만, 타이베이고등행정법원은 2023년 3월 30일 111년도 소자(訴字) 제1020호 판결로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취업허가가 이미 있고, 하룻밤 공연이고, 돈은 손에 쥐지도 못했다면 괜찮을까요? 강사가 소송에서 내세운 사정도 대체로 이런 것이었습니다. 법원은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판결문).
가령 대만 회사 한 곳의 허가로 일하는 한국인 디자이너가 지인 가게의 로고 작업을 부탁받거나, 학원 강사가 학부모에게 개인 수업을 부탁받았을 때도 따져 볼 것은 같습니다.
허가를 신청하는 사람은 고용주입니다
대만 취업서비스법 제43조에 따르면, 법에 다른 규정이 있는 경우를 빼고 외국인은 고용주가 신청한 허가 없이 대만에서 일할 수 없습니다. 신청 주체는 고용주입니다. 제48조 제1항에 따르면 고용주가 관련 서류를 갖춰 중앙주관기관에 허가를 신청해야 하고, 같은 항 단서는 세 가지 예외를 둡니다.
그래서 허가는 그 고용주의 일에 묶입니다. 제73조는 고용된 외국인이 허가를 신청한 고용주 외의 고용주를 위해 일하면(제1호), 또는 고용주의 배정 없이 스스로 허가 밖의 일을 하면(제2호) 고용허가를 취소(廢止)한다고 정합니다. 선택의 여지를 두는 문구는 없습니다.
무대 한 번이 '다른 고용주를 위한 일'이 된 이유
공연장 회사는 공연 17일 전에 밴드와 공연 계약을 맺었고, 다음 날 고용주 자격으로 강사의 공연 허가를 신청했습니다. 회사 쪽은 11월 17일에 서류를 보완했으니 공연 날에는 허가가 난 줄 알았다고 진술했습니다. 강사도 여러 번 물어 승인됐다는 답을 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공연 당일까지 회사는 허가 문서를 받은 적이 없었고, 강사도 허가를 본 적이 없었습니다. 법원은 회사와 강사의 말 모두 유리한 사정으로 보지 않았습니다(판결문).
법원은 이 공연을 취업서비스법 제73조 제1호의 '허가를 신청한 고용주 외의 고용주를 위한 일'로 판단했습니다. 강사가 나중에 그 8,000대만달러에서 얼마라도 받았는지는 결론을 바꾸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법원이 기댄 것은 노동부의 두 해석입니다. 하나는 고용(聘僱)인지를 노무를 제공했는지로 판단하며, 민법상 고용계약 말고 도급(承攬) 관계도 여기에 들어간다는 해석입니다. 다른 하나는 일인지 아닌지를 계약 형식이나 보수 유무로 가리지 않으며, 무상이라도 일이라는 해석입니다. 법원은 두 해석이 법의 취지에 어긋나지 않는다며 참고했습니다(판결문).
계약서가 중국어로만 되어 있었다는 점, 친구들의 초대를 받았을 뿐이라는 점도 통하지 않았습니다. 타이베이시 노동력재건운용처 조사에서 강사는 구두 확인으로는 부족하고 허가서를 직접 봐야 한다는 것을 이제 안다고 말했습니다. 강사는 그 조사에서 학원이 공연을 시킨 적은 없다고도 했습니다. 일과 무관한 취미였다는 것입니다(판결문).
다음 허가에 남는 3년
정작 취소된 것은 공연 뒤에 받은 허가였습니다. 취업서비스법 제46조 제1항 제1호~제6호 업무 자격·심사기준 제2조의1은 이 기준이 다루는 업무(제2조 제1항)에 종사하려는 외국인에게 여러 요건을 둡니다. 그중 하나가 신청일 전 3년 안에 허가 없이 일한 적(제1호)이나 허가를 신청한 고용주 외의 고용주를 위해 일한 적(제2호)이 없을 것입니다. 세 번째 학원은 2021년 9월 7일에 신청했습니다(판결문). 공연에서 1년도 지나지 않은 때입니다.
법원은 신청일 전 3년 안에 그런 사실이 있으면 노동부가 허가를 내줄 수 없고, 그런데도 내준 허가는 위법한 처분이어서 노동부가 취소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노동부는 2021년 5월 두 학원에 내준 연장 허가도 원래는 나가지 말았어야 했다고 보면서, 이미 형성된 법질서와 법적 안정성을 이유로 그 연장은 그대로 두었습니다(판결문). 학원이 단기학원 외국 전문인력 교사 채용 자격·심사기준에 따라 채용하는 외국인 교사라면 그 기준 제6조에 같은 3년 요건이 있습니다.
몰랐다는 사정은 출국 명령을 막지 못했습니다
취업서비스법 제74조 제1항에 따르면, 허가 기간이 끝났거나 제73조에 따라 허가가 취소된 외국인에게는 법에 다른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즉시 출국을 명해야 하며, 그 외국인은 다시 대만에서 일할 수 없습니다. 같은 조 제3항은 법에 따라 고용된 유학생 등의 일부 경우와, 고용기간 중 정기 건강검진을 받지 않았거나 불합격한 뒤 위생당국이 허용한 재검사에 합격한 경우를 즉시 출국 규정의 예외로 둡니다(대만 유학생 아르바이트).
강사는 고의도 과실도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국어 계약서를 읽을 수 없었고 대만 법령도 몰랐으며, 공연장 회사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출국 명령과 취업 금지는 허가제를 지키려는 규제적 불이익 처분이고, 제재 목적의 행정벌과는 성격이 다르므로 고의나 과실과 상관없이 내릴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덧붙여, 허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거듭 확인하면서도 정식 또는 서면 허가를 보지 않고 무대에 올랐다면 과실이 없다고 하기도 어렵다고 했습니다(판결문). 판결에 따르면 공연장 회사는 2021년 5월 타이베이시 노동국으로부터 따로 15만 대만달러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습니다.
둘째 일은 새 고용주가 허가를 신청해야 합니다
합법적인 길은 취업서비스법 제53조 제1항에 있습니다. 같은 조 제2항의 예외가 적용되지 않는 경우, 고용허가 유효기간 중 고용주를 바꾸거나 둘 이상의 고용주에게 고용되어야 한다면 새 고용주가 허가를 신청해야 합니다. 고용주를 바꾸는 경우에는 새 고용주가 이직 증명서도 붙여야 합니다.
학원 외국어 강사에게는 시간 기준도 있습니다. 단기학원 교사 기준 제5조의1에 따르면 전임 외국어 교육(제3조 제2호)으로 채용된 외국인은 주 14시간 이상 교육 관련 업무를 해야 합니다(제1항). 성년이고 대학·전문대학 이상을 졸업했으며 가르칠 언어가 여권 국적 국가의 공용어여야 합니다. 학사학위가 없으면 언어교사 양성교육 합격증명서도 필요합니다(제2항). 유효기간 중 제53조 제1항에 따라 다른 고용주에게도 고용되면 새 고용주마다 주 6시간 이상이어야 하고(제3항), 전체는 주 32시간을 넘을 수 없습니다(제4항).
고용주의 신청이 아예 필요 없는 사람도 있습니다. 제48조 제1항 단서는 각급 정부와 그 소속 학술연구기관이 초빙한 고문·연구 인력, 대만에 호적이 있는 국민과 결혼해 거류 허가를 받은 외국인, 교육부가 인정한 공립·등록 사립대학의 강좌·학술연구를 듭니다. 취업금카드는 별도 제도이고, 영주권은 또 다른 체류 자격입니다(대만 영주권 신청 요건).
이 사건의 공연장 회사도 공연 전에 고용주로서 허가를 신청했습니다. 허가는 나지 않았습니다. 그 허가 없이 오른 무대 한 번이 세 번째 학원의 허가를 무너뜨렸고, 대만에서 계속 일할 길까지 막았습니다(판결문).
대만 변호사에게 맡길 수 있는 일
공연, 개인 수업, 주말 프로젝트처럼 허가 밖의 제안을 받았다면, 변호사는 지금의 허가 서류와 제안의 내용을 함께 보고 별도 허가가 필요한지 검토합니다. 필요하다면 두 번째 고용주가 제53조 제1항 신청을 준비하는 일을 돕고, 학원 강사라면 제5조의1의 주 14시간·6시간·32시간 기준에 맞는지도 확인합니다.
이미 조사가 시작됐다면 노동 당국의 면담 전에 변호사와 함께 경위를 서면으로 정리해 둘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타이베이시 노동력재건운용처가 강사와 공연장 쪽의 진술을 따로 받았습니다. 허가 취소 처분을 받은 뒤라면 처분서에 적힌 기간 안에 소원을 제기하고 행정법원 소송을 대리하며, 처분서의 출국 기한을 두고 고용주와 일정을 맞추는 일도 맡길 수 있습니다. 어느 단계든 결과를 약속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허가 서류와 제안받은 일의 조건을 정리해 호정(昊鼎)국제법률사무소(wei@hoveringlaw.com.tw, 臺北市大同區承德路一段35號7樓之2)로 보내 주시면, 두 번째 일에 필요한 허가부터 검토하겠습니다.
참고한 공식 자료
- 대만 취업서비스법(就業服務法) 제43조, 제48조, 제53조, 제73조, 제74조 (현행 조문, 최종 개정 2025년 1월 20일)
- 外國人從事就業服務法第四十六條第一項第一款至第六款工作資格及審查標準 제2조, 제2조의1 (현행 조문, 최종 개정 2024년 8월 1일)
- 短期補習班聘僱外國專業人才從事教師工作資格及審查標準 제3조, 제5조의1, 제6조 (현행 조문, 최종 개정 2022년 10월 27일)
- 타이베이고등행정법원 111년도 소자 제1020호 판결(2023년 3월 30일), 사법원 판결 검색
확인일: 2026년 10월 19일
자주 묻는 질문
- 보수를 받지 않고 친구 가게에서 한 번 공연했을 뿐인데도 문제가 되나요?
- 2023년 타이베이고등행정법원 판결은 노무를 제공한 사실이 있으면 무상이라도 일로 본다는 노동부 해석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강사가 밴드 몫 8,000대만달러에서 무엇을 받았는지와 관계없이 그 공연이 취업서비스법 제73조 제1호의 '허가를 신청한 고용주 외의 고용주를 위한 일'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같은 조는 이런 경우 고용허가를 취소(廢止)한다고 정합니다.
- 허가가 취소되면 다시는 대만에서 일할 수 없나요?
- 취업서비스법 제74조 제1항에 따르면 제73조에 따라 허가가 취소된 외국인에게는 법에 다른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즉시 출국을 명해야 하며, 그 외국인은 다시 대만에서 일할 수 없습니다. 새 허가를 신청할 때도 문제가 됩니다. 자격·심사기준 제2조의1과 단기학원 교사 기준 제6조는 각 기준이 정한 업무에 대해 신청일 전 3년 안에 허가 밖의 고용주를 위해 일한 적이 없을 것을 요구합니다.
- 두 번째 일을 합법적으로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 취업서비스법 제53조 제1항에 따라, 같은 조 제2항의 예외가 적용되지 않는 경우 고용허가 유효기간 중 둘 이상의 고용주에게 고용되려면 새 고용주가 허가를 신청해야 합니다. 단기학원 교사 기준에 따라 채용된 전임 외국어 교사라면 같은 기준 제5조의1에 따라 새 고용주마다 주 6시간 이상이어야 하고, 교육 관련 업무 전체는 주 32시간을 넘을 수 없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