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령 이런 경우입니다. 타이베이에서 일하는 한국인 A씨가 언어교환 모임에서 알게 된 B씨와 두 번 식사한 뒤, 더 만나지 않겠다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B씨는 그 뒤로 하루에도 수십 번 메시지를 보내고, 퇴근 시간에 회사 건물 앞에서 기다리고, 집 주소를 알아내 문 앞에 편지를 두고 갑니다.
대만은 이런 행위를 2021년 12월 1일 공포되어 6개월 뒤 시행된(제23조) 跟蹤騷擾防制法(이하 스토킹방지법)으로 다룹니다. A씨는 경찰에 신고해 B씨에게 서면 경고가 가게 할 수 있고, 그래도 행위가 이어지면 법원에 보호령을 신청할 수 있으며, 형사 고소도 할 수 있습니다. 조문은 피해자를 '특정인'이라고만 적고 국적이나 체류자격을 요건으로 두지 않습니다.
스토킹방지법이 정한 스토킹행위
제3조 제1항은 요건을 여러 겹으로 둡니다. 특정인을 상대로, 그 사람의 의사에 반하여, 성 또는 성별과 관련된 행위를 반복하거나 지속하고, 그 때문에 상대가 두려움을 느껴 일상생활이나 사회활동에 영향을 받을 정도여야 합니다. 수단은 사람, 차량, 도구, 전자통신, 인터넷 등 무엇이든 해당합니다.
행위 유형은 여덟 가지입니다. 감시·관찰·미행하거나 행적을 알아내는 것, 집·학교·직장이나 자주 다니는 곳에 지켜보거나 기다리거나 뒤따르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 경고·위협·조롱·욕설·차별·혐오·비하 같은 말이나 행동, 전화·전자통신·인터넷으로 괴롭히는 것, 만나자거나 연락하자고 요구하는 구애 행위, 글·그림·소리·영상이나 물건을 보내거나 두고 가거나 보여 주거나 틀어 주는 것, 명예를 해치는 정보나 물건을 알리거나 내보이는 것, 그리고 개인정보를 남용하거나 동의 없이 물건·서비스를 주문하는 것입니다. A씨의 사례는 메시지, 만남 요구, 회사 앞 대기, 문 앞의 편지가 각각 다른 유형에 걸립니다.
본인이 아닌 주변 사람을 겨냥한 경우는 제2항이 따로 정합니다. 특정인의 배우자, 직계혈족, 동거 친족, 사회생활에서 밀접한 관계에 있는 사람에게 같은 방식으로, 그 사람의 의사에 반해 위 행위를 반복하거나 지속해 두려움을 주고 일상에 영향을 줄 정도라면, 성·성별과 관련이 없어도 스토킹행위가 됩니다. B씨가 A씨의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에게 계속 연락하고 찾아가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한 번의 일, 거래 분쟁은 왜 빠질 수 있나
요건 가운데 '반복 또는 지속'과 '성 또는 성별 관련'이 범위를 좁힙니다. 한 번 뒤따라온 일이나, 대금·보증금 문제로 본인에게 독촉 연락이 이어지는 일은 제3조 제1항에 들어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한국 스토킹처벌법 제2조에는 성·성별 관련이라는 문구가 없으므로, 한국 기준으로 짐작하면 범위가 어긋납니다.
그렇다고 피해자가 해당 여부를 가린 뒤에 신고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경찰은 사건을 접수하면 바로 조사를 시작하고 서면 기록을 만들며 피해자가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알려야 합니다(제4조 제1항). 스토킹인지는 사건의 배경, 당사자의 관계, 양쪽의 인식, 언행의 연속성 같은 구체적 사실을 놓고 사안마다 판단합니다(시행세칙 제6조). 한 번뿐이라도 생명·신체·자유·명예·재산에 해를 끼치겠다고 겁을 준 것이라면 형법 제305조가 따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경찰 신고와 서면 경고(書面告誡)
조사 결과 스토킹 범죄 혐의가 있으면 경찰은 직권으로 또는 피해자의 요청에 따라 행위자에게 서면 경고를 발부해야 합니다(제4조 제2항). 서면 경고에는 사건 요지와 경고 사유, 어겼을 때의 법적 효과, 불복 방법이 적히고, 발부 여부는 피해자에게 서면으로 통지됩니다(시행세칙 제9조). 피해자가 고소하지 않아도 서면 경고는 나올 수 있습니다(제10조).
경찰이 서면 경고를 하지 않기로 했다면 피해자는 그 통지를 받은 뒤 10일 안에 원래 경찰기관을 거쳐 상급 경찰기관에 이의할 수 있습니다(제4조 제3항). 이의는 서면으로 합니다(시행세칙 제12조). 서면 경고를 받은 행위자도 같은 기간 안에 이의할 수 있고, 상급 경찰기관의 결정에는 어느 쪽도 다시 불복할 수 없습니다(제5항).
서면 경고 뒤에도 계속되면 법원의 보호령
서면 경고가 행위자에게 송달되어 효력이 생긴 날부터 2년 안에 행위자가 다시 스토킹행위를 하면 피해자는 법원에 보호령(保護令)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제5조 제1항, 시행세칙 제14조). 피해자가 미성년자이거나 장애가 있거나 사정상 대리인을 선임하기 어려우면 배우자, 법정대리인, 3촌 이내의 혈족이나 인척이 대신 신청할 수 있습니다. 검사와 경찰은 직권으로 신청할 수 있고, 이때는 서면 경고가 먼저 있어야 한다는 제한을 받지 않습니다(시행세칙 제15조). 신청, 취소, 변경, 연장, 항고에는 재판비가 없습니다(제5조 제3항).
신청은 서면으로 하고, 피해자나 상대방의 주소지·거소지, 행위지 또는 결과가 생긴 곳의 지방법원이 관할합니다(제6조). 신청서에는 구하는 조치와 원인 사실, 증거를 적는데, 신청인과 피해자의 주소 대신 송달받을 곳만 적어도 됩니다(제7조).
법원은 스토킹행위가 있었고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제12조에 따라 보호령을 발급합니다. 제3조 제1항의 행위를 금지하면서 특정 장소에서 일정 거리 떨어지도록 명할 수 있고, 피해자의 호적 자료 열람 금지, 치료적 처우 계획의 이수, 그 밖에 재발을 막는 데 필요한 조치를 담을 수 있습니다. 보호령에는 신청인의 주소와 연락처를 적지 않을 수 있습니다(제3항). 유효기간은 최장 2년이고, 만료 전에 신청하면 법원이 한 번에 2년까지 연장할 수 있습니다(제13조).
상대가 가족이거나 사귀던 사람이면 길이 다릅니다. 가정폭력방지법이 정한 가정구성원 사이, 현재 또는 과거에 친밀한 관계였던 비동거 파트너 사이의 스토킹은 가정폭력방지법의 민사보호령으로 가야 하고 스토킹방지법의 보호령 규정은 적용되지 않습니다(제5조 제4항). 그 절차는 대만인 배우자의 폭력, 보호령을 받으면 체류는 어떻게 되나에서 설명했습니다.
형사처벌과 고소 기간
| 행위 | 법정형 |
|---|---|
| 스토킹행위(제18조 제1항) | 1년 이하 유기징역, 구류 또는 10만 대만달러 이하 벌금 |
| 흉기나 위험한 물건을 지니고 한 스토킹(제18조 제2항) | 5년 이하 유기징역, 구류 또는 50만 대만달러 이하 벌금 |
| 제12조 제1항 제1호~제3호의 보호령 위반(제19조) | 3년 이하 유기징역, 구류 또는 30만 대만달러 이하 벌금 |
세 경우 모두 벌금은 징역이나 구류에 더해 부과될 수 있습니다. 금액은 2026년 10월 6일 현재 조문 기준입니다.
제18조 제1항의 죄는 친고죄(告訴乃論)입니다(제3항). 피해자가 처벌을 원한다는 뜻을 검사나 경찰에 밝혀야 하고, 그 기간은 고소할 수 있는 사람이 범인을 안 때부터 6개월입니다(형사소송법 제237조). 고소가 없거나 기간이 지난 사건에는 법원이 불수리(不受理) 판결을 합니다(제303조). 제3항이 고소를 요건으로 정한 것은 제1항의 죄뿐입니다.
고소는 서면이나 말로 할 수 있고, 말로 하면 조서를 만듭니다(제242조). 서면 경고와 고소는 별개이므로, 처벌을 원한다면 신고할 때 그 뜻을 조서에 남겨야 합니다. 고소는 제1심 변론이 끝나기 전까지 취소할 수 있지만, 취소한 사람은 다시 고소할 수 없습니다(제238조).
외국인이 남겨 둘 기록과 통역
법이 보는 것이 반복성과 '의사에 반하여'이므로 기록도 이 두 가지를 보여 줘야 합니다. 연락하지 말라고 말한 메시지, 날짜·시간과 상대 계정이 보이는 화면 캡처, 통화 기록, 기다리는 모습을 찍은 사진, 문 앞에 놓인 물건, 그 장면을 본 동료나 경비원의 이름을 날짜순으로 정리합니다. 건물이나 상점의 CCTV는 관리자가 따로 있으므로, 찍혔을 날짜와 시간, 장소를 신고할 때 경찰에 알립니다. 제18조 제4항은 제1항의 죄를 수사할 때에도 통신기록과 통신 이용자 자료를 조회할 수 있도록 법정형에 따른 제한을 풀어 두었습니다.
중국어가 익숙하지 않으면 진술을 시작하기 전에 통역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형사소송법 제99조는 언어가 통하지 않는 사람을 조사할 때 통역을 거치도록 정합니다. 조서는 본인에게 읽어 주거나 보여 주고 틀린 곳이 없는지 물어야 하며, 고쳐 달라고 하면 그 진술을 덧붙여 적어야 합니다(제41조, 제242조 제3항). 서명은 통역을 거쳐 내용을 확인한 뒤에 합니다. 당장 위험을 느끼는 상황이라면 기록 정리보다 경찰 신고가 먼저입니다.
상대와의 관계, 서면 경고가 송달된 날, 범인을 안 날에 따라 쓸 수 있는 절차와 남은 기간이 달라집니다. 사안을 문의하려면 호정(昊鼎)국제법률사무소에 이메일(wei@hoveringlaw.com.tw)로 경과를 날짜순으로 적어 보내 주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설명이며, 개별 사안의 결론은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집니다.
참고한 공식 자료
- 대만 跟蹤騷擾防制法(2021년 12월 1일 공포) 제3조, 제4조, 제5조, 제6조, 제7조, 제12조, 제13조, 제18조, 제19조, 제23조
- 대만 跟蹤騷擾防制法施行細則 제6조, 제9조, 제10조, 제12조, 제14조, 제15조
- 대만 형사소송법 제41조, 제99조, 제237조, 제238조, 제242조, 제303조
- 대만 형법 제305조
- 한국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2026년 10월 2일 시행 조문 기준)
확인일: 2026년 10월 6일
자주 묻는 질문
- 한 번 따라온 것만으로도 대만 스토킹방지법이 적용되나요?
- 법 제3조는 반복되거나 지속된 행위를 요건으로 하므로, 한 번의 행위는 이 법의 스토킹행위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경찰은 사건을 접수하면 바로 조사를 시작하고 서면 기록을 만들어야 하고(제4조 제1항), 해당 여부는 당사자 관계와 언행의 연속성 등을 놓고 사안마다 판단합니다(시행세칙 제6조). 스스로 결론을 내린 뒤에 신고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 서면 경고를 받고도 계속 연락하면 어떻게 되나요?
- 서면 경고가 행위자에게 송달된 날부터 2년 안에 다시 스토킹행위를 하면 피해자가 지방법원에 보호령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제5조, 시행세칙 제14조). 신청에는 재판비가 없고, 보호령의 유효기간은 최장 2년이며 연장할 수 있습니다. 제12조 제1항 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보호령을 어기면 3년 이하 유기징역, 구류 또는 30만 대만달러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제19조).
- 형사 고소는 언제까지 해야 하나요?
- 흉기 없이 저지른 기본 스토킹죄(제18조 제1항)는 고소가 있어야 처벌 절차가 진행됩니다. 형사소송법 제237조에 따라 고소할 수 있는 사람이 범인을 안 때부터 6개월 안에 고소해야 합니다. 서면 경고는 고소 없이도 발부되는 별개의 조치이므로(시행세칙 제10조), 처벌을 원하면 고소 의사를 조서에 따로 남겨야 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