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계기로 쓴 글입니다. 발행일 이후 사정이나 법령이 바뀌었을 수 있습니다.
인수하려던 회사는 대만에서 배달 사업을 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대만 공정거래위원회(公平交易委員會, 이하 공평회)는 이 인수가 대만 배달 시장의 경쟁을 줄인다고 봤습니다. 공평회 보도자료(2026년 10월 21일)에 따르면 공평회는 이날 제1825차 위원회의에서 싱가포르의 그랩(Grab)이 딜리버리히어로(Delivery Hero)로부터 대만 푸드판다 운영사 富胖達股份有限公司의 주식 전부를 사들이려던 결합을 금지했습니다. Focus Taiwan 10월 21일 보도는 위원 3명이 금지, 1명이 조건부 허가 쪽이었고 1명은 회피했다고 전합니다. 이 보도는 제안된 인수 금액을 6억 달러로 적었고, 공평회 보도자료에는 금액이 나오지 않습니다.
매도인 딜리버리히어로는 배달의민족의 모회사입니다. 이 회사 자체도 지금 우버의 공개매수 대상입니다. 한국일보 7월 16일 보도와 딜리버리히어로의 같은 날 발표에 따르면, 우버는 주당 41.5유로에 딜리버리히어로 주식 전부를 사들이는 공개매수를 하기로 했고 완료 목표 시점은 2027년 하반기입니다.
대만 매각은 공평회의 결합 승인이 끝나야 마무리되는 거래였습니다. 딜리버리히어로는 10월 21일 공시에서 이번 결정이 자사의 불복 권리에 영향을 주지 않고, 계약에는 일정한 조건에서 받는 해지 수수료(break fee) 같은 보호 장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딜리버리히어로 공시). 실제로 불복하겠다는 말은 없었습니다. 같은 법은 한국 기업이 대만 회사 지분을 살 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대만에 없던 그랩이 왜 경쟁 문제가 됐나
공평회가 본 대만 배달 플랫폼 시장은 푸드판다와 우버이츠 두 곳이 주도하는 복점(複占) 구조로, 보도자료는 이를 '雙占'이라고 적었습니다. 그랩은 대만에서 영업하지 않으니, 두 회사가 대만 시장에서 직접 경쟁하는 사이는 아닙니다. 그러나 결합이 끝나면 그랩이 푸드판다의 자리를 이어받아 우버이츠의 가장 가까운 경쟁자가 됩니다.
문제는 그 경쟁자의 주주였습니다. 우버이츠의 모회사 우버는 그랩 주식의 약 13.1%를 갖고 있습니다. 그랩은 차등의결권 구조여서 우버의 의결권은 3.9%뿐입니다. 공평회는 그래도 지분 관계가 두 회사의 이해를 한 방향으로 묶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우버이츠가 값을 내리고 혜택을 늘려 그랩의 손님을 빼앗으면 자기 매출은 늘 수 있지만 그랩의 이익이 줄고, 그 영향이 그랩 주주인 우버의 투자 이익으로 돌아온다는 논리입니다.
지분만 본 것도 아닙니다. 우버 최고경영자가 과거 오랫동안 그랩 이사를 맡았던 점, 두 회사가 다른 시장에서 긴밀하게 협력해 온 점도 근거가 됐습니다. 공평회는 2018년 그랩이 우버의 동남아 사업을 넘겨받을 때, 두 회사가 그 거래가 경쟁법에 어긋난다는 것을 알았거나 적어도 알 수 있었는데도 되돌리기 어려운 방식으로 거래를 실행했다고 적었습니다. 서로를 잘 아는 두 회사라면 적극적으로 경쟁하기보다 보조를 맞출 위험이 크다는 것입니다.
그랩은 우버 지분 희석, 우버 측 인사의 그랩 이사 겸임 제한, 경쟁상 민감한 정보 교환 제한을 약속하는 방안을 냈습니다. 공평회는 이런 조치가 실제로 지켜진다고 보장할 수 없고 우려를 없애기에도 부족하다고 봤습니다. 우버의 지분을 더 낮추거나 아예 처분해야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공평회의 설명입니다. 결론은 공평교역법 제13조 제1항에 따른 금지였습니다. 이 조항은 결합으로 얻는 전체 경제적 이익이 경쟁 제한의 불이익보다 크면 금지할 수 없게 하고, 제2항은 심사 기간이 연장된 사건의 결정에 그 균형을 확보하기 위한 조건이나 부담을 붙일 수 있게 합니다. 이번에는 어떤 조건을 붙여도 균형이 맞지 않는다고 본 것입니다.
지분 3분의 1이 안 돼도 '결합'이 된다
공평교역법이 말하는 결합(結合)은 합병만이 아닙니다. 제10조 제1항은 다섯 가지를 듭니다. 합병, 의결권 있는 주식이나 자본의 3분의 1 이상 보유·취득, 영업이나 재산의 전부 또는 주요 부분의 양수·임차, 다른 사업자와의 상시적 공동경영이나 위탁경영, 그리고 직접 또는 간접으로 다른 사업자의 업무 경영이나 인사 임면을 지배하는 경우입니다.
한국 기업이 대만 회사 지분 25%를 사면서 주주간 계약으로 이사 지명권이나 주요 경영 사항에 대한 동의권을 받는다면 어떨까요? 지분만으로는 제2호에 못 미치지만, 그 조항들이 제5호의 '지배'에 이르는지는 따로 따져야 합니다. 3분의 1을 셀 때는 그 회사와 지배·종속 관계에 있는 계열회사의 지분도 합칩니다(같은 조 제2항). 제5호는 '간접' 지배도 적고 있어, 대만 자회사를 둔 외국 회사를 사들이는 거래도 문언상 여기에 들어올 수 있습니다.
결합에 해당한다고 모두 신고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11조 제1항은 결합으로 시장점유율이 3분의 1에 이르는 경우, 참여 회사 한 곳의 점유율이 4분의 1에 이르는 경우, 참여 회사의 직전 회계연도 매출액이 공평회가 공고한 금액을 넘는 경우에 사전 신고를 요구합니다. 매출액에는 계열회사 몫도 넣습니다(같은 조 제2항). 금액 기준은 공평회 공고로 정해지므로 거래 시점의 공고를 확인해야 합니다. 이미 의결권의 50% 이상을 가진 회사와 다시 결합하는 경우처럼 신고 의무가 면제되는 유형은 제12조에 있습니다.
30근무일, 늘어나면 최대 60근무일 더
신고하고 바로 거래를 끝낼 수는 없습니다. 공평회가 완전한 신고 자료를 접수한 날부터 30근무일 동안은 결합할 수 없고, 공평회는 필요하면 서면 통지로 이 기간을 줄이거나 늘립니다. 연장은 60근무일을 넘지 못하며, 연장된 사건은 제13조에 따라 결정해야 합니다(제11조 제7항·제8항). 기한 안에 연장 통지도 결정도 없으면 결합할 수 있습니다. 신고 회사가 추가 연장에 동의했거나 신고 내용이 허위라면 그렇지 않습니다(같은 조 제9항).
그랩 사건의 일정은 이랬습니다. 3월 27일 신고, 몇 차례 보정을 거쳐 6월 16일 정식 접수, 심사 기한을 10월 27일까지 연장, 10월 21일 결정. 신고에서 결정까지 7개월 가까이 걸렸고, 대기 기간이 시작된 기준은 신고일이 아닌 정식 접수일이었습니다.
기다리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신고 의무를 어기고 결합하거나, 대기 기간 중에 결합하거나, 금지 처분 뒤에 결합하거나, 허가에 붙은 부담을 이행하지 않으면 공평회는 결합 금지, 기한을 정한 회사 분할, 주식 처분, 영업 일부 양도, 직무 해임 같은 처분과 함께 20만~5,000만 대만달러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습니다(제39조 제1항).
금지 처분 뒤에 남는 두 갈래
하나는 다시 신고하는 길입니다. Focus Taiwan에 따르면 공평회 대변인 辛志中 위원은 법이 신고를 한두 번으로 제한하지 않는다며 그랩이 다시 신청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다만 우버 지분을 얼마나 줄여야 하는지는 회사들이 우려를 해소할 방안을 내야 할 일이라며 밝히지 않았습니다. Taipei Times 10월 22일 보도도 거래 조건이나 재무 구조를 바꾸면 다시 신청할 권리가 있다는 대변인의 설명을 전합니다.
다른 하나는 소송입니다. 공평회의 처분에는 소원(訴願)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행정소송 절차가 적용됩니다(제48조 제1항). 소원 없이 내는 소송은 행정처분이 도달하거나 공고된 뒤 2개월의 불변기간 안에 제기해야 합니다(행정소송법 제106조 제3항). 두 달은 짧습니다.
푸드판다 대만 사업의 인수가 공평회에서 막힌 것은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공평회는 2024년 12월 우버이츠의 푸드판다 대만 사업 인수도 금지했고, 우버는 2025년 3월 그 거래를 포기했습니다(Focus Taiwan 10월 21일 보도). 그랩은 결정에 실망했다면서도 인수를 다시 추진할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한국 기업의 대만 지분 거래에서 읽어 둘 대목
이번 결정에서 공평회가 들여다본 것은 거래 당사자 두 회사만이 아니었습니다. 인수자의 주주 구성, 그 주주가 대만에서 누구와 경쟁하는지, 이사 겸임의 이력까지 심사 대상이 됐습니다. 한국 기업이 대만 회사를 인수하거나 지분을 늘린다면, 자기 회사의 주요 주주와 계열회사가 대만 시장의 경쟁사와 어떤 지분·임원 관계로 얽혀 있는지부터 정리해 두어야 공평회의 질문에 바로 답할 수 있습니다.
일정도 계약에 들어가야 합니다. 보정 기간, 30근무일, 최대 60근무일의 연장, 그리고 금지되면 2개월의 소송 기한까지 감안하면 거래 마감 기한(long-stop date)과 규제 승인 조건, 누가 신고를 이끌고 공평회 자료 요청에 답할지를 처음부터 정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외국인투자조례에 따라 대만에 투자하는 외국인은 공평회 심사와 별개로 주관기관인 경제부에 투자 신청서와 투자 계획을 내고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외국인투자조례 제8조 제1항, 제2조). 증권 투자의 관리 방법은 행정원이 따로 정합니다(같은 조 제4항). 이 승인과 한국 쪽 해외직접투자 신고를 함께 맞추는 문제는 대만 자회사 설립과 한국 해외직접투자 신고에서 다뤘습니다.
푸드판다 대만 사업은 지금 딜리버리히어로에 남아 있습니다. 그 딜리버리히어로에 대한 우버의 공개매수는 완료 목표가 2027년 하반기입니다.
대만 결합 신고와 공평회 대응 상담
호정(昊鼎)국제 법률사무소의 증준외(曾雋崴) 변호사는 대만 회사 지분 인수나 합작을 검토하는 한국 기업의 결합 해당 여부 판단, 공평회 신고와 자료 보정 대응, 처분 이후 절차에 관한 상담을 맡고 있습니다. 대상 회사와 인수 회사의 주주 구성, 예정한 거래 구조를 간단히 적어 wei@hoveringlaw.com.tw로 보내 주시면 신고가 필요한 거래인지부터 함께 확인하겠습니다.
- Taipei 103 臺北市大同區承德路一段35號7樓之2
- Taichung 40453 臺中市北區館前路19號6樓之1
참고한 자료
- 공평교역위원회(公平交易委員會) 보도자료 「公平會禁止Grab與富胖達股份有限公司(foodpanda)結合」, 2026년 10월 21일: 제1825차 위원회의, 신고·접수·연장 일정, 시장 구조, 우버 지분 약 13.1%·의결권 3.9%, 이사 겸임, 2018년 거래, 시정 방안 불수용, 제13조 제1항에 따른 금지.
- Focus Taiwan, "Taiwan blocks Grab's US$600M foodpanda deal over Uber ties", 2026년 10월 21일: 표결 결과, 재신청 가능에 관한 대변인 설명, 그랩 입장, 2024년 12월 우버이츠 인수 금지와 2025년 3월 포기.
- Taipei Times, "Regulator blocks Grab's merger with Foodpanda", 2026년 10월 22일: 거래 조건·재무 구조 변경 후 재신청할 권리에 관한 대변인 설명.
- Delivery Hero SE 공시(EQS-Adhoc) "Taiwan Fair Trade Commission ("TFTC") does not issue approval for the sale of the foodpanda business in Taiwan to A2G Holdings Inc. ("Grab")", 2026년 10월 21일: 승인이 거래 마무리 조건이었다는 점, 불복 권리, 해지 수수료 등 보호 장치.
- Delivery Hero, "Delivery Hero enters into a business combination agreement with Uber Technologies and into a sale and purchase agreement with SSW Partners regarding certain businesses", 2026년 7월 16일: 주당 41.5유로 공개매수, 2027년 하반기 완료 예정.
- 한국일보, 「국내 배달 철수했던 우버, 점유율 1위 배달의민족 모회사 22조에 인수」, 2026년 7월 16일: 배달의민족 모회사 딜리버리히어로에 대한 우버의 인수 제안.
- 대만 公平交易法 제10조, 제11조, 제12조, 제13조, 제39조, 제48조.
- 대만 行政訴訟法 제106조.
- 대만 外國人投資條例 제2조, 제8조.
확인일: 2026년 10월 22일
자주 묻는 질문
- 대만 회사 지분을 3분의 1보다 적게 사도 대만 공평법상 결합이 될 수 있나요?
- 될 수 있습니다. 공평교역법 제10조 제1항은 의결권 있는 주식이나 자본의 3분의 1 이상을 갖는 경우(제2호)와 함께, 직접 또는 간접으로 다른 사업자의 업무 경영이나 인사 임면을 지배하는 경우(제5호)도 결합으로 봅니다. 3분의 1을 계산할 때는 지배·종속 관계에 있는 계열회사가 가진 지분도 합칩니다(같은 조 제2항). 결합에 해당하더라도 사전 신고 의무는 제11조 제1항의 시장점유율이나 공평회가 공고한 매출액 기준에 걸릴 때 생깁니다.
- 공평회가 결합을 금지하면 어떻게 다툴 수 있나요?
- 공평교역법 제48조 제1항에 따라 공평회의 처분에는 소원(訴願)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행정소송을 냅니다. 소원 없이 제기하는 소송은 행정처분이 도달하거나 공고된 뒤 2개월의 불변기간 안에 내야 합니다(행정소송법 제106조 제3항). 거래 구조를 바꿔 다시 신고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번 그랩 사건에서 공평회 대변인은 법이 신고 횟수를 한두 번으로 제한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 결합 신고를 하면 언제부터 거래를 마무리할 수 있나요?
- 공평회가 완전한 신고 자료를 접수한 날부터 30근무일 동안은 결합할 수 없고, 공평회는 서면 통지로 이 기간을 줄이거나 늘릴 수 있습니다. 연장은 60근무일을 넘지 못합니다(공평교역법 제11조 제7항·제8항). 기한 안에 연장 통지나 결정이 없으면 결합할 수 있지만, 신고 회사가 추가 연장에 동의했거나 신고 내용이 허위인 경우는 예외입니다(같은 조 제9항). 그랩 사건은 3월 27일 신고, 보정을 거쳐 6월 16일 정식 접수, 10월 27일까지 연장, 10월 21일 결정으로 진행됐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